muscan 2009. 3. 23. 23:04
천만가지의 복잡한 이유로 그냥 나 그대로일 수가 없는 노동하는 나
그 노동이 무겁고 진지할수록 나는 점점 더 나와 멀어지고
진심이 하지 않는 말을 더 자연스럽게 할 수 있어지고
말은 점점 완곡하고 모호해지고
사람 사이의 충일한 기쁨이 사라지고
진짜 웃는 것이 어떤 것이었는지 잊어버린 어느 날
나는 우리의 관계가 피상적임을 잊고 사람들을 만나 한바탕 웃고 떠드는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이유를 알 수 없는 공허함에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저녁이 점점 많아지는 것이다

나는 낮에는 전화상담원으로 일하고, 밤에는 연주를 하는, 맑은 눈을 하고 '가야금은 나의 무기예요' 라고 말하는 가야금 연주자를 생각했다
부둣가와 공사장을 오가며 평생을 살았다는 에릭 호퍼의 잘 모르는 삶을 상상해봤다